의학교육, 어디로 가고 있는가?

Medical Education: Where are We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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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Med Educ. 2011;23(2):77-7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11 June 30
doi : https://doi.org/10.3946/kjme.2011.23.2.77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양은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과
Corresponding Author: Eunbae B. Yang 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134 Sinchon-dong, Seodaemun-gu, Seoul 120-749, Korea Tel: +82.2.2228.2511 Fax: +82.2.364.5450 email: nara@yuhs.ac
Received 2011 May 14; Revised 2011 May 20; Accepted 2011 May 21.

과거 어느 때보다 의학교육에 대한 교수들의 관심이 높다. 통합교육과 학생중심교육으로 대별되는 의학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 왔으며, 교육과정 개편, 새로운 교수방법, 학생 수행평가, 인문사회의학 등은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외국의 의학교육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적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온 반면, 지금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은 부족했다.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새로운 교수방법과 평가방법의 출현이 의과대학 교육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기에는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성찰 부족과 책무성 인식 부재라는 비판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호의 ‘의학교육의 역사적 인식’이라는 시론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성찰을 다루었다[1].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식민지 교육정책과 유교적 가족문화에 기반해 사회계약으로서의 직업전문성이라는 근대적 개념을 발전시키지 못하였다고 고찰하였다. 특히 의학을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함에 따라 의학의 인문학적 요소가 배제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기관 직업전문성(organizational professionalism)의 부재로 연결되고, 사회적 실천(social practice)으로 발전되지 못하였다는 지적은 의학교육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가 갖는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와 의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간, 가족, 사회의 통합 교육에 대한 지적은 흥미롭다.

이번 호에 실린 다른 원고들 또한 의학교육의 현 주소와 방향을 잘 나타내고 있다. 임상실습 수업평가 현황을 분석한 논문[2]은 지금까지의 교육과정 논의가 강의 부문에 초점이 맞추어져 온 부분에 대한 반성적 고찰로 임상실습 교육까지 논의의 지평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임상실습 평가가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지적하고, 임상실습 교육의 핵심적 특성에 근거한 평가와 평가결과의 체계적 피드백을 강조한다. 37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의 임상실습 교육 평가 현황을 분석한 것이기는 하지만,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 수업이 임상실습 교육과 연속선상에 있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의학전문대학원 논문작성 교육과정 운영 경험을 다룬 논문[3]은 일개 대학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의학교육을 통해 길러야 하는 근거중심 의학, 비판적 사고력 및 논리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교육과정 개발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의과대학의 과도한 학습량에도 불구하고 논문작성 교육과정의 운영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 이러한 과정을 연구에 대한 자기효능감과 연결해서 고찰했다는 점은 흥미롭다. 전문의 고시에서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진료 수행 시험[4]을 다룬 논문은 의학교육의 지평을 학부단계에서 졸업 후 교육까지 관심을 확대한 논문이다. 3년간의 전문의 자격시험 시행 결과를 분석한 결과 표준화 환자를 이용한 진료시험이 환자의사관계, 의사소통기술 등과 같은 기존의 필기시험이 측정하지 못한 다른 영역을 측정한다고 밝힌다. 이미 의사면허국가시험에서 실기시험 제도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실제 수행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학생수행평가는 의사면허국가시험이나 전문의 자격고시 등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시험은 교육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고부담평가(high-stake examination)이다. 이보다 먼저 의과대학 또는 의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에 학생들의 수행평가와 그들의 수행 정도에 대한 피드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번호의 다른 세 개의 논문[5,6,7]은 일개 대학의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되어 우리나라 의과대학 전체에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성격유형과 임상수행과의 관계를 탐색하거나 학생들의 학습형태나 기술이 전공만족도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한 탐색을 시도함으로써 의학교육의 연구 주제를 확장하고 있다.

의학교육,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00년 이후 의학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관심이 되고 있다. 의학교육의 방향 설정을 위해 역사적 인식과 성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 의학교육의 세계적 변화의 물결에 부응하면서도 과거를 반추하려는 양방향적 노력을 통한 의학교육의 건설적 방향 제시가 이루어져 한다는 점 또한 분명한 의학교육자들의 책무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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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Im EJ, Chang BH. Analysis on teaching evaluation of clinical clerkship at Korean medical schools. Korean J Med Educ 2011;23:119–126.
3. Park KH, Kim TH, Chung WJ. Implementation of the medical research curriculum in graduate medical school. Korean J Med Educ 2011;23:103–110.
4. Kim BJ, Sung JJ, Park HK, Seo DW, Chung CS, Yoon BW. 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 utilizing standardized patients in board examination: based on the board examination of Korean neurological association for three years. Korean J Med Educ 2011;23:127–135.
5. Park J, Ahn YJ. The satisfaction of the freshman of graduate medical students to the new medical curriculum: one medical school. Korean J Med Educ 2011;23:95–101.
6. Park M. The relationships among learning behaviors, major satisfaction, and study skills of first-year medical students. Korean J Med Educ 2011;23:83–93.
7. Shin SJ, Kim KS, Lee DS. The effect of personal character on the results of clinical performance skill tests. Korean J Med Educ 2011;23: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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